2026-10-24 · 최현준 (연구위원)

고혈압 목표 혈압은 누구에게 낮아졌나: 2026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 근거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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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고위험군 전체로 넓어진 고혈압 목표 혈압 130/80 미만

대한고혈압학회의 '2026 고혈압 진료지침'(제6판)은 진단 기준 140/90mmHg를 그대로 두고 고혈압 목표 혈압 130/80mmHg 미만을 고위험군 전체로 넓혔습니다. 당뇨병·만성콩팥병·심혈관질환·뇌졸중 가운데 하나만 있어도 새 목표가 적용됩니다. 근거는 6개 무작위시험 통합분석에서 확인된 심혈관 복합사건 위험 24% 감소입니다. 반면 국내 공식 조절률 62.2%(2023년)는 여전히 140/90mmHg 기준으로 잰 값입니다.

2022년판에서 근거 부족을 이유로 140/90mmHg 미만에 남아 있던 뇌졸중·단백뇨 없는 만성콩팥병 환자와 장기 손상·위험인자가 적은 당뇨병 환자가 이번에 새 목표 대상이 됐습니다.

표 1. 대상군별 고혈압 목표 혈압: 2022년과 2026년 지침

대상군2022년 지침2026년 지침
중·저위험 고혈압140/90 미만140/90 미만
노인 고혈압140/90 미만140/90 미만
무증상 장기 손상(증상 없는 심장·콩팥·혈관 손상) 또는 위험인자 3개 이상130/80 미만130/80 미만
당뇨병장기 손상·위험인자 2개 이상 동반 시 130/80 미만, 그 외 140/90 미만130/80 미만
단백뇨가 없는 만성콩팥병140/90 미만130/80 미만
뇌졸중140/90 미만130/80 미만

단위: mmHg(진료실 혈압). 자료: 대한고혈압학회 2022·2026 진료지침(청년의사 보도), Lee EM 외 대한고혈압학회 합의문(Clinical Hypertension 2025)

목차

고혈압 유병자 1,260만 명, 조절률 62.2%는 140/90 기준

공식 조절률 62.2%는 140/90mmHg 기준이라 고위험군이 새 목표에 도달했는지 보여 주지 못합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5에 따르면 2023년 2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9%(약 1,260만 명)이고 65세 이상이 600만 명으로 47.6%를 차지합니다. 연령표준화 유병률(나이 구성을 고정해 비교한 값)은 1998년 26.0%에서 20.4%로 낮아졌지만 조유병률은 25.1%에서 28.8%로 올랐습니다. 환자 수를 늘린 힘은 인구 고령화입니다.

2023년 인지율은 78.6%, 치료율은 76.0%였고 치료에서 조절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만 13.8%p가 빠졌습니다. 유병자에 조절률을 단순 적용하면 140/90mmHg 기준으로도 약 476만 명이 목표 밖에 있습니다. 연 290일 이상 처방받는 지속 치료자는 2002년 60만 명에서 2023년 830만 명으로 13.83배 늘었지만 항고혈압제 처방자 1,130만 명과는 약 300만 명 차이가 납니다. 처방자의 26.5%가 꾸준한 복용 기준을 채우지 못하는 셈입니다.

처방은 단일요법 39.7%, 2제 병용 43.9%, 3제 이상 16.4%로 나뉘고 가장 흔한 조합은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와 CCB(칼슘채널차단제)입니다. 20~39세 청년층은 인지율과 치료율이 50%에 못 미쳤지만 약을 먹는 청년의 조절률은 높았습니다. 청년층의 관건은 조기 발견입니다.

메디파나뉴스는 집계 연도가 다른 140/90 기준 조절률 58%를 소개하며 130/80 기준을 적용하면 30%를 밑돌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고위험군의 실제 목표 미달 규모는 공식 통계보다 크다고 봐야 합니다.

STEP·ESPRIT·BPROAD와 통합분석이 보여 준 집중 강압의 이득과 한계

6개 무작위시험 80,220명을 다시 분석한 2025년 Lancet 연구에서 집중 강압은 심혈관 복합사건 위험을 24% 줄였습니다. 2015년 SPRINT가 당뇨병 없는 고위험군에서 수축기 120mmHg 미만 목표로 얻은 이득은 당뇨병 환자 대상 ACCORD BP에서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 합의문(Lee EM 외, Clinical Hypertension 2025)은 이 당뇨병·아시아인 근거 공백을 메운 연구로 중국에서 진행된 세 시험을 꼽습니다.

표 2. 집중 강압 주요 임상시험과 통합분석 비교

연구(발표)대상비교한 수축기 목표(mmHg)1년째 수축기혈압(집중 대 표준)추적 기간1차 복합사건 HR(95% CI)
STEP(NEJM 2021)60~80세 고혈압 8,511명110~129 대 130~149127.5 대 135.3중앙값 3.3년0.74(0.60~0.92)
ESPRIT(Lancet 2024)고위험군 11,255명(당뇨병 38.8%)120 미만 대 140 미만120.3 대 135.6-0.88(0.78~0.99)
BPROAD(NEJM 2024)50세 이상 제2형 당뇨병 12,821명120 미만 대 140 미만121.6 대 133.2중앙값 4.2년0.79(0.69~0.90)
6개 시험 통합분석(Lancet 2025)80,220명(아시아인 83%)집중 대 표준-중앙값 3.2년0.76(사건률 5.3% 대 7.1%)

자료: Lee EM 외 대한고혈압학회 합의문(Clinical Hypertension 2025), Guo X 외(Lancet 2025). HR(위험비)은 표준군의 위험을 1로 놓았을 때 집중군의 상대 위험입니다.

STEP에서는 뇌졸중(HR 0.67)과 심부전 입원(HR 0.27)도 줄었습니다. 1년째 혈압 차이를 15.3mmHg로 가장 크게 벌린 ESPRIT는 당뇨병 하위군에서 HR 0.91(0.77~1.08)로 유의하지 않았고 당뇨병 환자만 모은 BPROAD가 이 질문에 답했습니다. BPROAD에서는 뇌졸중도 21% 줄었지만 총사망은 줄지 않았습니다. 집중군의 약 40%는 1년 안에 120mmHg 미만에 이르지 못했고 증상성 저혈압과 고칼륨혈증이 늘었으며 전체 중대 이상반응 비율은 비슷했습니다.

ACCORD BP·SPRINT·ESPRIT·BPROAD·STEP·CRHCP를 묶은 통합분석의 사건률은 5.3% 대 7.1%로 절대 차이가 1.8%p였습니다. 3.2년 동안 약 56명을 집중 치료하면 1명의 사건을 막는 셈이고(1÷0.018) 연구진은 신장 관련 이상반응을 감안해도 순이득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세 시험은 모두 중국인만 등록했고 STEP과 ESPRIT는 배정군을 알고 진행한 공개 설계였으며 STEP의 당뇨병 환자는 19.1%에 그쳤습니다. 합의문은 치료 중인 당뇨병 환자에서 백의효과(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는 현상) 비율이 12%에서 39%로 늘었다는 보고도 제시했는데요. 진료실 혈압만 보고 약을 늘리면 과잉 강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집중군의 1년째 혈압이 120.3~127.5mmHg에 머물고 목표 미도달도 적지 않았던 점을 보면 130/80mmHg 미만은 시험의 이득을 일상 진료에서 재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옮긴 목표입니다. 한양대병원 신진호 교수도 메디파나뉴스에서 다양한 약제와 병용 전략이 자리 잡아 130/80이 달성 가능한 목표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2026 고혈압 진료지침의 변화와 쟁점: 고령 환자 안전성과 급여 기준

청년의사가 정리한 2026년판의 5대 변화는 고위험군 목표 강화와 이완기단독고혈압 신설, 커프리스 혈압계 도입, 난치성 고혈압 개념 확대, 임신성 고혈압 적극 치료입니다. 이완기단독고혈압은 수축기혈압이 140mmHg 미만인데 이완기혈압만 90mmHg 이상인 유형으로 젊은 환자에게 많습니다.

커프(팔에 감는 띠)가 없는 반지형 혈압계는 진료실 밖 측정에 고려할 수 있다는 권고(IIb, 근거수준 B)를 받았습니다. 학회는 진료지침 가운데 세계 최초라고 설명하지만 기본 도구는 여전히 검증된 커프형 혈압계(I, C)입니다. 임신성 고혈압 질환은 2023년 분만 여성의 13.2%로 2005~2023년 출생아가 52% 줄어드는 동안 32% 늘었고 지침은 경증 만성고혈압도 적극 치료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라베탈롤·메틸도파 같은 필수 치료제가 부족합니다.

새 목표의 가장 큰 쟁점은 고령 환자의 안전성입니다. ESPRIT와 BPROAD 모두 집중군에서 저혈압, 실신, 신기능 저하가 더 많았습니다. 합의문에 인용된 국내 전국 단위 연구에서 70세 미만은 120/70mmHg 미만일 때 심혈관 사건이 가장 적었지만 70세 이상은 일정 수준 아래에서 이득이 더 늘지 않았습니다. 노인 목표를 140/90mmHg 미만으로 둔 근거입니다. 적용 규모도 큽니다. 2013~2021년 국내 당뇨병 환자 약 561만 명 가운데 98.7%, 약 554만 명이 2022년 기준으로도 이미 고위험군이었습니다.

당뇨병이 있는 72세 환자의 진료실 혈압이 138/82mmHg라고 가정하면 고위험군 기준으로는 목표 미달이고 노인 기준으로는 목표 안입니다. 이때는 가정혈압으로 백의효과를 먼저 걸러내고 일어설 때의 어지럼과 노쇠 정도를 확인한 뒤 증량을 정하는 순서가 근거에 맞습니다.

급여 기준도 걸림돌입니다. 의사신문 등에 따르면 학회는 현행 고혈압약 급여 기준이 동반질환 없는 일반 환자 중심이라 고위험군 치료가 늦어진다고 보고 130/80mmHg 이상에서 치료 시작과 증량을 허용하고 초기 2제 병용과 3제 이상 병용을 사례별로 인정해 달라는 의견서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회에 냈습니다. ESPRIT 집중군은 평균 2.6개, BPROAD 집중군은 2.1개 약을 썼습니다. 국내 환자의 39.7%가 아직 단일요법인 만큼 병용 확대는 새 목표 달성의 전제 조건입니다.

한국·미국·유럽 고혈압 목표 혈압 비교: 같아진 목표, 다른 진단 문턱

고위험군 목표는 국내외가 거의 같아졌고 한국이 다른 점은 진단 문턱입니다. 미국 ACC/AHA 2017 지침은 심혈관질환·고위험군 목표를 130/80mmHg 미만으로 두면서 진단 기준도 130/80mmHg 이상으로 잡습니다. 당뇨병 목표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5와 대한당뇨병학회 2025 모두 130/80mmHg 미만입니다. 유럽심장학회(ESC) 2024는 치료를 견딜 수 있는 성인에게 수축기 120~129mmHg를 권해 오히려 더 낮고 유럽고혈압학회(ESH) 2023은 65세 미만 목표를 130/80mmHg 미만으로 둡니다.

한국 2026년판은 진단 기준 140/90mmHg를 유지하고 중·저위험군과 노인을 140/90mmHg 미만으로 보수적으로 다룹니다. 국내 대상 무작위시험이 부족하고 급여 기준이 일반 환자 중심이라는 현실이 이 선택의 배경입니다.

시사점과 전망: 목표는 국제 기준, 측정과 급여는 옛 기준

2026년판은 고위험군 목표를 국제 기준에 맞췄지만 그 목표를 재고 보상하는 체계는 아직 140/90mmHg에 머물러 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진료실에서 챙길 것은 분명합니다.

  • 당뇨병·만성콩팥병·뇌졸중·심혈관질환 가운데 하나라도 있다면 내 목표 혈압이 130/80mmHg 미만인지 의료진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 아침저녁 가정혈압 기록을 가져가면 백의효과 때문에 약을 불필요하게 늘리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약을 늘린 뒤 어지럼, 실신, 일어설 때 휘청거림이 생기면 다음 예약을 기다리지 말고 의료진에게 연락하세요. 혈압이 반복해서 140/90mmHg 이상이거나 임신 중 혈압이 오르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온 청년은 젊다는 이유로 넘기지 말고 재측정과 진료로 이어 가야 합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진료실 밖 혈압으로 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진료실에서만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을 감별하고 고위험군에 병용요법과 단일정 복합제를 일찍 쓰며 고령 환자의 노쇠를 평가하는 것이 새 진료 표준입니다. 정책 과제는 급여 기준을 지침에 맞추고 지속 치료 공백 약 300만 명과 임신부 치료제 부족을 해소하는 일입니다. 고위험군의 130/80 도달률을 따로 집계해야 개정 효과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상 시험과 커프리스 기기 근거가 쌓이면 다음 개정의 쟁점은 목표를 하나로 통일할지로 옮겨 갈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2026 지침에서 고혈압 진단 기준도 130/80으로 바뀌었나요?진단 기준은 진료실 혈압 140/90mmHg 이상 그대로입니다. 바뀐 것은 당뇨병·만성콩팥병·심혈관질환·뇌졸중을 동반한 고위험군의 치료 목표(130/80mmHg 미만)입니다.
70대 고혈압 환자도 130/80까지 낮춰야 하나요?노인의 기본 목표는 140/90mmHg 미만입니다. 국내 연구에서 70세 이상은 혈압을 더 낮춰도 이득이 늘지 않았습니다. 당뇨병이나 뇌졸중이 함께 있으면 노쇠와 기립성 어지럼을 고려해 의료진과 개별 목표를 정합니다.
조절률 62.2%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2023년 고혈압 유병자 가운데 혈압이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입니다. 치료받는 사람만 보면 81.8%가 조절되지만 고위험군의 새 목표인 130/80mmHg 도달 여부는 담기지 않습니다.
반지형 커프리스 혈압계로 재도 되나요?진료실 밖 측정에 고려할 수 있지만 권고 강도는 IIb로 낮습니다. 진단은 검증된 커프형 혈압계로 하고 커프리스 기기는 진단 뒤 추적 관찰에 보조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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