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크기가 크면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자궁근종은 크기 하나로 치료 여부를 정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증상이 있는지, 근종이 어디에 있는지, 임신 계획이 있는지 세 가지입니다. 실제로 근종을 가진 여성 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대략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증상이 없어 경과 관찰만 해도 됩니다. 국내에서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은 진료 건수는 2020년 약 98만 건에서 2023년 120만 건까지 늘었다가 2024년 116만 건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이 글은 "발견했다 = 수술"이라는 오해를 풀고, 약물·시술·수술을 언제 어떻게 선택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목차
- 검진에서 6cm 근종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 자궁근종이란 무엇이고 왜 이렇게 흔할까요
- 위치가 치료를 결정합니다: FIGO 분류와 증상
-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초음파부터 MRI까지
- 약으로 조절하기: 트라넥삼산부터 렐루골릭스까지
- 시술과 수술: 하이푸·자궁동맥색전술·근종절제술
- 진단받은 뒤 무엇부터 해야 할까
- FAQ
-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검진에서 6cm 근종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든 40대 초반의 한 직장인은 "자궁근종 6cm, 산부인과 진료 권유"라는 한 줄에 며칠 밤을 설쳣다고 합니다. 검색창에는 온통 수술, 재발, 불임 같은 단어가 떠올랐고, 큰 혹이 자라고 있다는 생각에 손발이 차가워졌다는데요. 그런데 막상 산부인과 진료실에서 들은 말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생리량이 많아지거나 아랫배가 눌리는 느낌이 없으면, 지금은 6개월 뒤에 다시 초음파만 봐도 됩니다."
이 장면이 자궁근종 치료의 출발점을 잘 보여줍니다. 많은 분들이 크기 숫자에 놀라지만, 정작 의사가 먼저 확인하는 것은 월경 과다, 빈혈, 골반 압박감, 임신 계획 같은 실제 생활의 변화입니다. 같은 6cm라도 자궁 바깥쪽으로 볼록 튀어나온 근종과 자궁 안쪽 점막을 밀고 들어온 근종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숫자보다 위치와 증상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궁근종이란 무엇이고 왜 이렇게 흔할까요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을 이루는 평활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는 양성 종양입니다. 이름에 종양이 들어가 놀라기 쉽지만 대부분 암과는 무관한 양성 혹이고, 악성으로 변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아 자라기 때문에 생리를 하는 가임기에 커지고, 폐경 이후에는 대체로 크기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문제는 흔하다는 점입니다. 가임기 여성 상당수가 크든 작든 근종을 가지고 있고, 앞서 본 것처럼 국내 진료 통계에서도 30대부터 환자 수가 급증해 40대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의 건강 정보에서도 자궁근종을 여성에게 특히 잘 나타나는 대표 질환으로 꼽고 있는데요. 최근 5년 사이 환자 수와 진료비가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결혼·출산 연령 상승, 검진 접근성 향상, 초음파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 증가 등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증상이 없다면 근종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병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상당수는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며, 평생 아무 증상 없이 지내기도 합니다. 그때문에 "발견 = 즉시 치료"가 아니라 "발견 = 내 증상 점검"이 더 정확한 태도입니다.
위치가 치료를 결정합니다: FIGO 분류와 증상
같은 크기여도 치료 방향이 갈리는 이유는 근종의 위치 때문입니다. 국제산부인과연맹(FIGO)은 근종이 자궁벽의 어느 층에 있는지에 따라 0형부터 8형까지 번호를 매기는 분류 체계를 씁니다. 크게 보면 세 갈래로 나눌수 있는데요.
점막하 근종은 자궁 안쪽 내막을 밀고 들어온 형태로, 크기가 작아도 월경량을 크게 늘리고 착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근층내 근종은 자궁 근육 두께 안에 자리 잡은 가장 흔한 유형이고, 장막하 근종은 자궁 바깥쪽으로 자라 방광이나 장을 눌러 빈뇨·변비·압박감을 일으키지만 출혈에는 영향이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10cm 장막하 근종은 지켜보고 2cm 점막하 근종은 제거한다"는 언뜻 모순처럼 들리는 판단이 실제 진료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대표적인 증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증상 유형 | 주로 관련된 근종 위치 | 생활에서 나타나는 신호 |
|---|---|---|
| 월경 과다·부정출혈 | 점막하·근층내 | 생리량 급증, 덩어리혈, 철결핍성 빈혈 |
| 골반 압박·팽만 | 장막하·큰 근층내 | 빈뇨, 변비, 아랫배 묵직함 |
| 통증 | 변성된 근종 | 갑작스러운 하복부 통증 |
| 난임·유산 | 점막하·자궁강 변형 | 반복 착상 실패, 초기 유산 |
증상 중에서도 특히 놓치기 쉬운 것이 빈혈입니다. 월경량이 서서히 늘면 몸이 적응해버려 어지럼과 피로를 나이 탓으로 넘기다가, 혈액검사에서 심한 철결핍성 빈혈이 확인되고서야 근종을 진지하게 치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계단만 올라도 숨이 차고 얼굴이 창백하다"며 내과를 먼저 찾았다가 자궁근종으로 인한 만성 출혈이 원인이었던 사례가 흔합니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근종의 개수와 재발입니다. 근종은 하나만 생기기보다 여러 개가 함께 자리 잡는 경우가 많고, 근종절제술로 제거해도 몸의 호르몬 환경이 그대로라면 다른 위치에서 새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결정할 때는 지금의 혹을 없애는 것뿐 아니라, 앞으로의 임신 계획과 폐경까지 남은 기간을 함께 놓고 판단하는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초음파부터 MRI까지
진단의 기본은 골반 초음파입니다. 질식 초음파는 자궁과 근종의 크기·개수·위치를 비교적 정확히 보여주고, 검진에서 근종이 처음 발견되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세브란스병원 질환 정보에서도 초음파를 일차 검사로 설명하는데요. 여기에 혈액검사로 빈혈 정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표준적인 첫 단계입니다.
근종이 여러 개거나 크고, 수술·시술을 앞두고 정확한 지도가 필요할 때는 골반 MRI가 큰 역할을 합니다. MRI는 근종의 정확한 위치와 혈류, 변성 여부를 보여주어 하이푸나 자궁동맥색전술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점막하 근종이 의심되면 자궁 안에 식염수를 넣어 내막을 펼쳐 보는 식염수 주입 초음파나 자궁경 검사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기억할 점은, 폐경 이후에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출혈이 새로 생기면 드물지만 육종 같은 악성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평소와 다른 변화는 반드시 진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약으로 조절하기: 트라넥삼산부터 렐루골릭스까지
2025년 FIGO가 발표한 자궁근종 약물치료 지침은 큰 흐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목표가 "혹을 없애는 것"에서 "증상을 조절하고 자궁 기능을 보존하는 것"으로 이동했다는 점인데요(FIGO best practice guidance, 2025). 특히 출혈 조절과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가 먼저 고려되는 일차 선택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비호르몬 약물인 트라넥삼산은 월경량을 40~50% 줄여 주지만 근종 크기 자체는 줄이지 못합니다. 출혈만 잡으면 되는 상황에 적합합니다. 레보노르게스트렐 분비 자궁 내 장치(LNG-IUS)는 1년 시점에 출혈을 크게 줄여 주어, 자궁강 변형이 심하지 않은 근층내 근종에 유용합니다.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먹는 GnRH 길항제입니다. 렐루골릭스, 엘라골릭스, 린자골릭스 같은 약은 여성호르몬 자극을 빠르게 낮춰 대량 월경출혈을 조절하는데요. 과거 GnRH 작용제와 달리 초기 증상 악화(flare-up)가 없고, 소량의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을 함께 넣는 애드백 요법을 결합해 갱년기 증상과 골밀도 감소를 막아 비교적 오래 복용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임상에서 렐루골릭스 복합요법은 월경 무월경 도달률을 높이고 근종·자궁 부피를 줄였으며 헤모글로빈 수치를 개선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NEJM, 2021; 체계적 문헌고찰, 2025). 수술 전 근종을 줄이고 빈혈을 교정하는 다리 역할로도 쓰입니다.
한때 획기적 치료로 기대를 모았던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는 드물지만 심각한 간 손상 사례가 보고되면서 현재는 사용이 엄격히 제한된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시술과 수술: 하이푸·자궁동맥색전술·근종절제술
약으로 조절이 어렵거나 근종이 크고 증상이 뚜렷하면 시술과 수술을 고려합니다. 선택의 기준은 여전히 임신 계획과 근종 위치입니다.
하이푸(HIFU)는 고강도 초음파 에너지를 한 점에 모아 근종 조직을 태워 부피를 줄이는 비침습 시술입니다. 절개가 없어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지만,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에게는 원칙적으로 권하지 않으며 2026년 현재 자궁근종 하이푸는 건강보험 급여가 아니라 전액 비급여입니다. 자궁동맥색전술(UAE)은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미세 입자를 넣어 근종으로 가는 혈류를 막는 방법으로, 자궁을 보존하면서 근종과 자궁 부피를 줄입니다. 역시 향후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는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근종절제술은 자궁은 남기고 근종만 제거해 가임력을 보존하는데, 점막하 근종은 자궁경으로, 그 외에는 복강경·로봇 수술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절제술은 근종이 매우 크거나 재발이 반복되고 출산 계획이 없을 때 근본적 해결책이 될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도 "가장 좋은 하나"가 정해져 있지 않고, 나이·증상·임신 계획·근종 지도에 맞춰 조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진단받은 뒤 무엇부터 해야 할까
1단계, 증상 기록. 생리 기간과 양(패드 교체 횟수), 덩어리혈, 아랫배 압박감, 빈뇨, 피로·어지럼을 2~3개월 기록합니다. 이 기록이 치료 필요성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자료입니다.
2단계, 정확한 진단. 초음파로 크기·위치·개수를 확인하고 혈액검사로 빈혈을 함께 봅니다. 여러 개거나 시술을 고려한다면 MRI로 지도를 그립니다.
3단계, 목표 정하기. 임신을 원하는지, 자궁을 보존하고 싶은지, 출혈만 조절하면 되는지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목표가 분명해야 약물·시술·수술 중 맞는 길이 보입니다.
4단계, 경과 관찰도 치료다. 증상이 없고 크기가 안정적이면 6~12개월 간격 추적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켜보는 것도 의학적으로 정당한 선택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FAQ
자궁근종이 있으면 임신이 어렵나요?
대부분의 근종은 임신에 큰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자궁 안쪽을 밀고 들어온 점막하 근종이나 자궁강을 변형시키는 큰 근종은 착상과 임신 유지를 방해할 수 있어, 임신 계획이 있다면 위치와 크기를 기준으로 근종절제술 등을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수술 없이 약만으로도 관리가 되나요?
증상이 출혈 위주라면 트라넥삼산, 호르몬 자궁 내 장치, 먹는 GnRH 길항제 같은 약물로 상당 부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은 복용을 멈추면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고 근종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므로, 시술·수술의 대안이자 다리 역할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하이푸와 자궁동맥색전술은 어떻게 다른가요?
하이푸는 초음파 에너지로 근종을 태워 부피를 줄이는 방법이고, 자궁동맥색전술은 근종으로 가는 혈류를 막아 위축시키는 방법입니다. 둘 다 자궁을 보존하는 비수술적 선택지이지만, 임신 계획이 있으면 신중히 결정해야 하고 근종 위치·개수에 따라 적합성이 달라집니다.근종은 암으로 변할 수 있나요?
자궁근종이 악성인 육종으로 변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다만 폐경 이후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새로운 통증·출혈이 생기면 악성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폐경이 되면 근종도 저절로 없어지나요?
근종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므로 폐경 후에는 대체로 크기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폐경이 가까운 나이에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경과 관찰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다만 저절로 완전히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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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논문
출처
- Medical treatment of fibroids: FIGO best practice guidance (Diaz et al., 2025)(ScholarlyArticle)
- Treatment of Uterine Fibroid Symptoms with Relugolix Combination Therapy (NEJM, 2021)(ScholarlyArticle)
- Efficacy and safety of relugolix therapy for symptomatic uterine fibroid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2025)(ScholarlyArticle)
- 여성에게 잘 나타나는 질병 - 자궁근종 (대한민국 정책브리핑)(GovernmentService)
- 자궁근종 [Uterine myoma] - 세브란스병원 질환정보(MedicalWebPage)
- Relugolix/Estradiol/Norethisterone Acetate: A Review in Symptomatic Uterine Fibroids(ScholarlyArticle)
- Efficacy of GnRH antagonists in the treatment of uterine fibroids: a meta-analysis(Scholarly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