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4 · 김도현 (의학연구원)

궤양성 대장염은 왜 낫지 않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5-ASA·생물학적제제부터 미리키주맙·JAK 억제제 우파다시티닙까지 2026 완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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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양성 대장염, 왜 낫지 않고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궤양성 대장염 치료의 출발점은 완치가 아니라 염증을 눌러 관해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한국의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60~70명 수준까지 올라왔고 발병률도 10만 명당 6~8명으로 지난 20년간 꾸준히 늘었습니다. 핵심은 혈변과 설사가 나아졌다고 약을 끊는 것이 아니라, 대장내시경상 점막이 아무는 점막 치유(Mayo 내시경 0~1점)를 목표로 5-ASA부터 생물학적제제·소분자 약물까지 단계적으로 올려 가는 데 있습니다. 2025년에는 미리키주맙 월 1회 유지요법과 우파다시티닙의 1차 사용 확대가 승인되면서 선택지가 크게 넓어졌습니다.

목차

화장실을 하루 열 번, 그 시작은 조용했습니다

한 20대 후반 직장인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처음에는 변에 피가 조금 비치는 정도였다고 합니다. 치질이겠거니 하고 좌욕을 하며 몇 달을 버텼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루에 여덟아홉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점액과 피가 섞인 무른 변이 이어졌습니다. 회의 중에도 갑자기 변의가 밀려오는 배변 절박감(urgency) 때문에 자리를 뜨는 일이 잦아졌고, 체중이 두 달 새 5kg 넘게 빠졌습니다.

병원에서 대장내시경을 받고서야 직장부터 S상결장까지 점막이 벌겋게 헐고 쉽게 피가 나는 상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진단명은 중등도 궤양성 대장염이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두 가지인데요. 첫째, 혈변을 치질로 자가진단하며 진단이 늦어졌다는 점입니다. 둘째,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재발과 관해의 흐름을 본인은 "그냥 장이 예민한 것"으로 넘겼다는 점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이렇게 조용히 시작해 삶의 질을 갉아먹는 병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이란 무엇이고 크론병과 어떻게 다를까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성 장질환(IBD)의 한 종류입니다. 같은 IBD 범주인 크론병과 자주 헷갈리지만 성격이 꽤 다릅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항문에 가까운 직장에서 시작해 대장을 따라 연속적으로 위로 번지며, 염증이 점막층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든 띄엄띄엄 생기고 장벽 전층을 침범합니다.

왜 생기는지는 아직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서 장내 세균총(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 서구화된 식습관, 면역 조절의 이상이 겹치면서 면역계가 자기 장 점막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젊은 층 환자가 늘어난 배경으로 식생활의 서구화가 자주 지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범위가 다릅니다. 직장에만 염증이 있는 궤양성 직장염은 혈변 위주로 비교적 가볍고, 대장 전체로 번진 광범위 대장염은 하루 10회 이상의 설사와 발열, 빈혈, 체중 감소까지 동반할수 있습니다. 관절통이나 피부·눈 증상처럼 장 바깥에서 나타나는 장외 증상이 함께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진단하고 중증도를 나눌까

진단의 중심은 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입니다. 내시경으로 직장부터 염증이 연속적으로 퍼져 있는지, 점막이 쉽게 부서지고 피가 나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조직을 떼어 현미경으로 봅니다. 감염성 장염과 구분하기 위해 대변 배양·기생충 검사로 다른 원인을 먼저 배제하는 과정도 거칩니다.

혈액검사에서는 CRP 같은 염증 수치와 빈혈, 알부민을 봅니다. 최근 특히 중요해진 검사가 분변 칼프로텍틴인데요. 호중구가 장 점막에서 파괴될 때 대변으로 흘러나오는 단백질이라, 수치가 높을수록 장 염증이 활발하다는 뜻입니다. 내시경 소견과 일치율이 높아 재발을 조기에 잡아내거나 치료 반응을 추적하는 데 유용합니다. 대장내시경을 자주 반복하기 어려운 만큼, 칼프로텍틴은 비침습적 모니터링지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중증도는 임상 증상과 내시경 소견을 합친 마요 점수(Mayo Score)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변 횟수, 직장 출혈, 내시경 소견, 의사의 전반적 평가를 점수화하는데요. 국내 연구에서는 경도가 약 49%, 중등도가 41%, 중증이 10% 정도로 보고됐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점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세기와 실제 점막 염증의 정도가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증상은 가라앉았는데 내시경상 점막은 여전히 벌겋게 헐어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데요. 그래서 최근 진료는 환자의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칼프로텍틴 수치와 내시경 소견이라는 객관적 지표를 함께 보며 치료 목표에 도달했는지를 판단합니다. 이를 치료 목표 도달 전략(treat-to-target)이라고 부릅니다.

구분궤양성 대장염크론병
침범 부위직장에서 대장으로 연속소화관 전체, 띄엄띄엄
염증 깊이점막층 위주장벽 전층
대표 증상혈변·점액변·배변 절박감복통·설사·체중감소·누공
핵심 모니터링분변 칼프로텍틴, 대장내시경칼프로텍틴, 소장 영상

치료는 어떻게 단계적으로 올라갈까

치료 목표는 앞서 말한 대로 증상 완화에 그치지 않고 점막 치유와 스테로이드 없는 관해 유지까지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약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식이 기본입니다.

경도~중등도의 첫 단계는 5-ASA(메살라진)입니다. 직장염이면 좌약이나 관장 형태의 국소 5-ASA를, 범위가 넓으면 경구 5-ASA를 하루 2g 이상 씁니다. 반응이 부족하면 부데소나이드 MMX 같은 국소 작용 스테로이드를 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은 전신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솔론)는 급성기 불을 끄는 용도이지 오래 쓰는 약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스테로이드에 의존하게 되는것이 오히려 위험 신호입니다.

중등도~중증이거나 위 단계로 조절이 안 되면 진보된 치료(advanced therapy)로 넘어갑니다. 미국 소화기학회(ACG·AGA)의 2025년 가이드라인은 여기서 쓸 수 있는 약을 크게 두 갈래로 정리합니다. 하나는 주사형 생물학적제제이고, 다른 하나는 먹는 소분자 약물입니다.

  • 항TNF 제제: 인플릭시맙(선호), 아달리무맙, 골리무맙
  • 항인테그린 제제: 베돌리주맙(장에 선택적으로 작용)
  • IL-23 억제제: 미리키주맙, 리산키주맙, 구셀쿠맙
  • IL-12/23 억제제: 우스테키누맙
  • JAK 억제제(경구): 토파시티닙, 우파다시티닙, 필고티닙
  • S1P 수용체 조절제(경구): 오자니모드, 에트라시모드

AGA 리빙 가이드라인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라면 처음부터 효과가 강한 약(인플릭시맙, 베돌리주맙, 우파다시티닙, 오자니모드, 에트라시모드, 리산키주맙, 구셀쿠맙 등)을 쓰는 편이 더 낫다고 제안합니다. 과거처럼 약한 약부터 순서대로 올리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초기에 확실히 염증을 잡는 조기 적극 치료 쪽으로 흐름이 바뀐 셈입니다.

2025~2026 새로 나온 약들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최근 몇 년은 궤양성 대장염 치료가 크게 재편된 시기였습니다. 특히 2025년에 미국 FDA 승인이 잇달르면서 선택지가 넓어졌는데요.

미리키주맙은 IL-23을 표적하는 항체 약물로, 2025년 10월 중등도~중증 성인 환자에서 월 1회 단일 주사 유지요법이 승인됐습니다. 기존에 여러 번 맞아야 했던 유지 주사를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여, 오래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환자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우파다시티닙은 먹는 JAK 억제제입니다. 2025년 10월 라벨이 개정되어, 이제 항TNF 제제를 먼저 써보지 않은 환자에게도 1차로 쓸 수 있게 됐습니다. 경구약이라 주사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에게 대안이 되고, 일부 환자에서는 반응이 빠르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JAK 억제제는 대상포진, 혈전, 심혈관계 관련 주의가 필요해 나이와 위험인자를 따져 신중히 선택합니다.

에트라시모드와 오자니모드 같은 S1P 수용체 조절제는 면역세포가 림프절을 빠져나와 장으로 몰려가는 길목을 막는 경구약입니다. 하루 한 알 복용이라는 편의성이 있어 관해 유도에 권고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표적이 서로 다른 약이 늘면서, 한 약에 반응이 없거나 시간이 지나 효과가 떨어져도 다른 기전의 약으로 갈아탈 여지가 커졌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이제 "골라 쓰는" 시대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상 관리와 대장암 감시는 어떻게 할까

약만큼 중요한 것이 꾸준한 관리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좋아졌다 싶을 때 방심하면 재발하는 병이라, 증상이 없어도 처방받은 유지요법을 임의로 끊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많은분들이 컨디션이 좋아지면 5-ASA를 스스로 중단했다가 몇 달 뒤 더 심하게 재발해 병원을 찾습니다.

재발을 스스로 알아채는 감각도 도움이 됩니다. 혈변이 다시 비치거나 배변 횟수가 늘고 절박감이 되살아나면 초기 재발 신호일 수 있는데요. 이때 빨리 병원을 찾아 칼프로텍틴을 재보고 치료를 조정하면, 중증으로 번져 입원하거나 수술까지 가는 상황을 막을 여지가 커집니다. 실제로 조기에 개입한 환자일수록 스테로이드 사용 기간이 짧고 장기 경과가 좋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식사는 특정 음식을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증상이 심한 활동기에는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과도한 유당·알코올을 줄이고 소화가 쉬운 형태로 먹는 편이 낫습니다. 관해기에는 균형 잡힌 식사가 우선이고, 빈혈이나 철분·비타민 D 부족은 검사로 확인해 보충합니다. 금연은 크론병과 달리 궤양성 대장염에서도 전반적 건강을 위해 권장됩니다. 스트레스가 직접 원인은 아니지만 증상을 악화시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어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반드시 기억할 것은 대장암 감시입니다. 대장 염증이 오래 이어지면 대장암 위험이 올라가기 때문에, 발병 후 일정 기간(대개 8~10년)이 지나면 정기적으로 감시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대장내시경은 진단 도구이자 장기적인 안전장치인 셈입니다. 이 주제는 아래 대장암 가이드와 함께 읽으면 이해가 넓어집니다.

FAQ

궤양성 대장염은 완치가 되나요? 현재 의학으로 대장을 다 들어내지 않는 한 완전한 완치를 약속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최근 약물의 발전으로 증상이 사라지고 내시경상 점막까지 아무는 관해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환자가 많아졌습니다.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잘 조절된 관해를 지키는 것입니다.
혈변이 있으면 무조건 궤양성 대장염인가요? 아닙니다. 혈변의 흔한 원인은 치질이나 항문 열창이지만, 점액과 함께 피가 섞인 설사가 몇 주 이상 이어지고 배변 절박감·체중 감소가 동반되면 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가진단으로 치질이라 넘기다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먹는 약과 주사, 무엇이 더 좋은가요?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낫다기보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경구 JAK 억제제나 S1P 조절제는 주사 부담이 없고 일부는 반응이 빠릅니다. 생물학적제제 주사는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돼 있고 장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도 있습니다. 나이, 위험인자, 생활 패턴을 함께 고려해 주치의와 정합니다.
증상이 없으면 약을 끊어도 되나요? 임의로 끊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증상이 없어도 점막에 염증이 남아 있을 수 있고, 유지요법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크게 올라갑니다. 감량이나 중단은 반드시 내시경·칼프로텍틴 등으로 상태를 확인한 뒤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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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