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31 · 노지민 (수석연구원)

귀가 갑자기 먹먹하고 안 들리는 돌발성 난청, 왜 응급이며 어떻게 치료할까: 골든타임·스테로이드·고실내 주사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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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쪽 귀가 갑자기 안 들린다면 며칠 안에 병원에 가야 할까요

돌발성 난청(sudden sensorineural hearing loss) 대응의 출발점은 발병 후 72시간에서 늦어도 2주 안에 이비인후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순음청력검사에서 연속된 3개 이상의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청력이 3일 이내에 갑자기 떨어지면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하는데요. 한국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매년 10명 이상이 겪고, 30~50대에 흔합니다. 치료를 하지 않아도 47~63%는 부분적으로 회복되지만, 대략 3분의 1은 청력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3분의 1은 40~60dB의 손실이 남으며 나머지 3분의 1은 청력을 거의 잃습니다. 그래서 골든타임 안에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목차

갑자기 소리가 사라진 하루: 실제 진료 현장 이야기

한 40대 직장인이 월요일 아침 세수를 하다가 왼쪽 귀가 물이 찬 듯 먹먹해진 걸 느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전날 목욕물이 들어갔거나 피곤해서 그러려니 했다는데요.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가 바로 이 장면입니다. "귀지가 막힌 줄 알았어요", "감기 뒤끝인가 했어요" 하고 넘기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갑니다.

문제는 이 환자가 이명과 함께 "삐-" 하는 고음이 계속 울리고, 전화를 왼쪽 귀로 받으면 상대 목소리가 찌그러져 들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이어폰 한쪽씩 소리를 비교해 보고 나서야 왼쪽이 확연히 작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발병 나흘째에 병원을 찾았고, 순음청력검사에서 왼쪽 귀 여러 주파수가 45dB 이상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런 사례에서 의료진이 강조하는 건 늘 같습니다. 귀가 갑자기 먹먹하거나 이명이 새로 생기고 어지럼증이 동반되면, "며칠 지켜보자"가 아니라 그 주 안에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의학정보에서도 돌발성 난청은 응급을 요하는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이 왜 응급 질환일까

한 줄로 정리하면, 달팽이관 속 청각 세포는 한 번 크게 망가지면 되살리기 어렵고, 회복의 문이 며칠 만에 닫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귀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정교한 장치입니다. 특히 내이의 달팽이관에는 소리 자극을 감지하는 유모세포가 촘촘히 배열돼 있는데, 이 세포는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기나 중이염처럼 시간이 지나면 낫는 질환과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이 여기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바이러스 감염, 내이의 혈액순환 장애, 자가면역 반응, 청신경 종양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데요.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보니 치료는 손상된 세포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류를 회복시켜, 아직 죽지 않은 세포를 최대한 살려내는 방향으로 이뤄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살릴 수 있는 세포가 줄어들기 때문에 골든타임 개념이 성립합니다.

기존에는 "귀가 좀 이상해도 며칠 쉬면 낫겠지" 하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실제로 자연회복되는 경우도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닌데요. 문제는 회복될 사람과 그렇지 않을 사람을 발병 초기에 구분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의 접근은 "회복 가능성이 있는 모든 환자에게 조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로 바뀌었습니다. 어지럼증이 함께 오거나 처음부터 청력 손실이 심한 경우, 고령인 경우에는 예후가 나쁜 편이라 더 서둘러야 합니다.

돌발성 난청은 어떻게 진단할까

진단의 핵심은 청력이 실제로 떨어졌는지를 객관적 검사로 확인하고, 다른 위험한 원인을 배제하는 두 축입니다.

가장 먼저 하는 검사는 순음청력검사입니다. 여러 주파수의 소리를 한쪽씩 들려주며 가장 작게 들리는 크기를 측정하는데요. 앞서 말한 대로 연속된 3개 이상의 주파수에서 30dB 이상 손실이 확인되면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합니다. 여기에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히 알아듣는지 보는 어음청력검사를 더해, 단순히 소리가 작아진 것인지 아니면 명료도까지 떨어졌는지를 함께 봅니다.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한쪽 귀가 안 들리는 증상은 여러 원인에서 나타납니다. 귀지가 꽉 막혔거나 중이에 물이 찬 전음성 난청은 고막 검사와 임피던스 검사로 걸러냅니다. 진짜 감별해야 할 건 청신경에 생긴 종양(청신경초종)이나, 드물게는 뇌졸중 같은 중추 원인인데요. 그래서 회복이 더디거나 신경학적 이상이 의심되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뇌와 청신경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어지럼증이 함께 있으면 판단이 까다로워집니다. 내이는 청각과 균형 감각을 같이 담당하기 때문에, 돌발성 난청에 회전성 어지럼이 겹치기도 하고 메니에르병 초기 증상과 헷갈리기도 합니다. 이런 감별은 어지럼증과 이석증(BPPV) 진료 흐름과 맞물려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로이드부터 고실내 주사까지, 치료의 실제

치료의 중심은 스테로이드입니다. 달팽이관과 청신경의 염증 반응을 줄이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세포 손상을 막는 것이 목표인데요. 방법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는 전신 스테로이드입니다. 대개 프레드니솔론을 하루 체중 1kg당 1mg, 최대 60mg 수준으로 시작해 7~14일에 걸쳐 복용한 뒤 서서히 감량합니다. 특별한 금기가 없다면 이 전신 치료를 우선 시행하는데요. 다만 스테로이드는 혈당과 혈압을 올리고 위장장애, 안면홍조, 녹내장 악화 등을 부를 수 있어 당뇨·고혈압 같은 기저질환이 있으면 세심한 조절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사입니다. 고막을 통해 약물을 중이에 직접 넣어 내이로 흡수시키는 방식인데요. 전신 부작용이 걱정되는 환자에게 쓰거나, 전신 치료로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을 때 구제요법(salvage)으로 추가합니다. 미국 이비인후과학회(AAO-HNS) 지침은 발병 2~6주 사이에 회복이 불완전한 환자에게 고실내 주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무작위 연구들에서는 고실내 메틸프레드니솔론을 병행한 군이 표준 치료군보다 순음 평균과 어음 인지, 이명 감소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고, 특히 중증 환자에서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셋째는 보조 치료입니다. 난청 정도가 심하거나 초기 반응이 더딜 때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순수한 산소를 높은 압력에서 흡입해 내이 조직으로 가는 산소 공급을 늘리는 원리입니다. 여기에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 저염식이 함께 권장됩니다.

회복률을 어떻게 봐야 할까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잡는 것도 치료의 일부입니다. 전신과 고실내 스테로이드를 함께 쓴 한 연구에서는 치료 한 달 뒤 완전 회복 30%, 부분 회복 14%, 약간의 호전 16% 정도로 보고됐는데요. 다시 말해 절반 안팎은 의미 있는 회복을 얻지만, 모두가 예전 청력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회복이 불완전하게 끝난 경우에는 보청기나 청각재활로 이어지는데, 이 단계는 청각 건강 관리의 영역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4단계 대응 가이드

증상이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순서를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1단계, 자가 확인입니다. 한쪽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이 새로 생겼다면, 스마트폰으로 양쪽 귀에 이어폰을 번갈아 대고 같은 소리를 비교해 봅니다. 한쪽이 확연히 작거나 소리가 찌그러지면 그냥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 빠른 방문입니다. 증상이 확인되면 그날 혹은 늦어도 며칠 안에 이비인후과를 찾아 순음청력검사를 받아야합니다. "주말 지나고 가지"가 청력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3단계, 치료 시작과 관리입니다. 진단이 나오면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디. 처방받은 용량과 감량 일정을 지키고, 기저질환이 있으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 혈당·혈압을 함께 관리합니다.

4단계, 추적과 재활입니다. 치료 뒤에도 정기적으로 청력을 재검사해 회복 정도를 확인하고, 청력이 남지 않으면 보청기 상담으로 넘어갑니다. 참고로 돌발성 난청은 재발률이 7%가량으로 보고되므로, 반대쪽 귀나 같은 귀에 다시 증상이 오면 똑같이 빠르게 대응할수 있어야 합니다.

경험적으로 덧붙이면, 진료실에서 회복이 좋았던 환자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이상하다 싶어서 바로 왔다"는 점이었습니다. 반대로 "인터넷 찾아보다 2주 지나서 왔다"는 경우는 안타깝게 끝나는 일이 많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돌발성 난청은 저절로 낫기도 하나요? 부분 회복을 포함하면 약 47\~63%는 자연적으로 좋아진다고 보고됩니다. 다만 회복될 사람과 그렇지 않을 사람을 초기에 구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절로 낫기를 기다리기보다 골든타임 안에 치료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방치하면 3분의 1가량은 청력을 상당 부분 잃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아예 치료가 소용없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발병 72시간에서 7일 이내가 가장 좋은 시기지만, 2주가 지난 뒤에도 스테로이드나 고실내 주사로 일부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폭이 줄어들기 때문에,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걱정되는데 꼭 먹어야 하나요? 스테로이드는 현재까지 돌발성 난청에 효과가 입증된 핵심 치료입니다. 혈당·혈압 상승이나 위장장애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 단기간 사용 후 감량하며 관리가 가능합니다. 전신 사용이 부담스러운 경우 고막을 통한 고실내 주사로 전신 노출을 줄이는 선택지도 있으니 의료진과 상의하면 됩니다.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같이 오면 더 위험한가요? 어지럼증이 동반되면 예후가 나쁜 편으로 알려져 있어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내이는 균형 감각도 담당하므로 메니에르병 같은 다른 내이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이명은 돌발성 난청에 흔히 동반되며, 치료로 난청이 좋아지면 함께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걸리면 다시 생길 수 있나요? 재발률은 대략 7% 정도로 보고됩니다. 특정 자가면역 질환이 있으면 재발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미 한쪽을 겪었다면 반대쪽이나 같은 귀에 증상이 다시 왔을 때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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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