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Asthma)은 기관지 점막의 만성 염증과 기도 과민성으로 인해 천명(쌕쌕거림), 기침, 호흡곤란, 흉부 압박감이 반복되는 폐 질환입니다. 핵심 특징은 ‘가역성’으로, 기도 폐쇄가 흡입 기관지확장제나 항염증제에 반응해 회복된다는 점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구분됩니다. GINA(Global Initiative for Asthma) 2025 가이드라인은 모든 단계에서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를 기본축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으며, 단순 SABA(속효성 베타작용제) 단독 사용은 더 이상 권장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호산구성·Th2 표현형 환자를 위한 오말리주맙·메폴리주맙·벤랄리주맙·듀필루맙·테제펠루맙 같은 바이오로직스가 도입되어 중증 천식의 발작 빈도와 스테로이드 의존도를 크게 줄였습니다.
목차
- 야간 기침으로 응급실을 다녀온 환자의 이야기
- 천식의 정의와 병태생리: 왜 기관지가 좁아지는가
- 천식의 표현형: 한 가지 질환이 아니다
- 진단: 폐기능 검사부터 FeNO·메타콜린까지
- GINA 2025 단계별 치료 전략
- 중증 천식과 바이오로직스 시대
- 천식 발작과 일상 관리 가이드
- FAQ
-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야간 기침으로 응급실을 다녀온 환자의 이야기
35세 직장인 김 모 씨는 환절기마다 새벽 3시에 마른기침으로 깨곤 했는데요. 그저 “환절기 감기가 길어졌다”고 생각해 종합감기약과 진해거담제만 복용해 왔다가, 작년 가을 회사 발표 직전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게 됐습니다. 산소포화도는 91%, 폐기능 검사에서 FEV1은 예측치의 64%로 떨어져 있었고, 기관지확장제 흡입 후 FEV1이 15% 이상 상승하는 가역성이 확인되어 ‘성인 발병 천식’으로 진단됐어요. 흥미로운 점은 그가 어린 시절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았고, 가족 중 아토피 피부염 병력이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후 김 모 씨는 ICS-포모테롤(부데소나이드/포모테롤) 흡입제를 매일 사용하면서 새벽 기침이 거의 사라졌고, 발표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호흡곤란이 재발하지 않았어요. 만일 응급실 사건이 없었다면 그는 ‘만성 환절기 감기’로 또 한 해를 보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천식은 이렇게 ‘기침’만 단독 증상으로 나타나는 기침형 천식(Cough-variant Asthma)으로도 발현되기 때문에,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통해 천식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천식의 정의와 병태생리: 왜 기관지가 좁아지는가
천식의 핵심은 ‘기도 염증’입니다. 흡입한 알레르겐이나 자극원에 대해 면역 시스템이 과민 반응을 일으키면, 기관지 점막에 호산구·림프구·비만세포가 모여들면서 만성 염증이 시작됩니다. 이 염증은 세 가지 결과를 만들어 내요.
첫째, 기도 평활근의 수축으로 기관지 내경이 좁아집니다. 둘째, 기도 점막이 부어 두꺼워지고 점액 분비가 증가합니다. 셋째, 시간이 흐르면 기도 점막이 영구적으로 두꺼워지는 ‘기도 리모델링(Airway Remodeling)’이 일어나 폐기능이 비가역적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진행되면 흡입한 공기가 기도를 통과할 때 휘파람 같은 소리(천명)가 나고, 산소 공급이 줄어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천식의 또 다른 특징은 ‘기도 과민성(Airway Hyperresponsiveness)’으로, 정상인은 반응하지 않는 찬 공기·운동·매연 같은 자극에도 기관지가 강하게 수축한다는 점이에요.
천식과 COPD의 구분
| 구분 | 천식 | COPD |
|---|---|---|
| 발병 시기 | 주로 소아·청년기 | 40대 이후 |
| 주요 원인 | 알레르겐·유전 | 흡연·대기오염 |
| 기도 폐쇄 | 가역적 | 비가역적 |
| 핵심 염증세포 | 호산구·Th2 림프구 | 호중구·CD8 림프구 |
| 야간 증상 | 흔함 | 드묾 |
두 질환이 겹쳐 나타나는 천식-COPD 중첩(ACO)도 5~10% 환자에서 보고되며, 이 경우 ICS·LABA·LAMA 세 가지를 모두 사용하는 트리플 흡입 요법이 권고됩니다.
천식의 표현형: 한 가지 질환이 아니다
최근 천식 치료의 가장 큰 변화는 ‘천식은 단일 질환이 아니다’라는 인식입니다. 환자마다 염증의 원인과 면역 패턴이 달라, 같은 흡입기를 써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요.
Type 2 (Th2) 고염증성 천식
호산구·IgE·Th2 사이토카인(IL-4, IL-5, IL-13)이 주도하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천식 환자의 약 50~70%를 차지합니다. 알레르기성 천식과 호산구성 천식이 여기에 포함돼요. 혈중 호산구 수치 300/μL 이상, FeNO(호기 일산화질소) 25 ppb 이상, 알레르겐 특이 IgE 양성 등으로 식별합니다.
Non-Type 2 천식
호중구 우세 또는 무세포성 염증을 보이며, 흡연자·비만 환자·만성 감염 동반 환자에서 흔합니다. ICS 반응이 약하기 때문에 마크롤라이드 항생제(아지스로마이신)나 비만 관리·금연 같은 비약물 접근이 함께 필요해요.
특수 표현형
- 운동유발성 천식: 운동 시작 5~15분 후 천명·호흡곤란 발생
- 직업성 천식: 페인트·라텍스·미세분진 등 직업 환경 노출
- 아스피린 악화 호흡기 질환(AERD): NSAID 복용 후 천식·비용종·비염 악화
- 기침형 천식: 다른 증상 없이 기침만 지속
표현형을 정확히 분류하는 이유는 바이오로직스 선택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호산구 ≥300/μL인 호산구성 천식에는 메폴리주맙·벤랄리주맙이 효과적이고, IgE가 높은 알레르기성 천식에는 오말리주맙이 우선 고려됩니다.
진단: 폐기능 검사부터 FeNO·메타콜린까지
천식 진단은 ‘증상 + 객관적 폐기능 검사’의 조합으로 이뤄집니다. 증상만으로는 만성 기관지염, 후비루, 위식도 역류 같은 다른 원인과 구분하기 어려워요.
폐기능 검사(Spirometry)
가장 기본 검사로, FEV1(1초간 노력성 호기량)과 FVC(노력성 폐활량)를 측정합니다. 천식 진단 기준은 FEV1/FVC가 정상 하한치 미만이면서, 기관지확장제 흡입 후 FEV1이 12% 이상 그리고 200mL 이상 상승하는 ‘가역성’이 확인되는 경우입니다.
FeNO(호기 일산화질소) 검사
기도 호산구성 염증을 비침습적으로 측정하는 검사로, 25 ppb 이상이면 Type 2 염증 가능성이 높습니다. ICS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순응도를 추적하는 데도 유용해요.
메타콜린 유발 검사
폐기능이 정상으로 보이지만 천식이 의심될 때 시행합니다. 메타콜린을 흡입시켜 기도 과민성을 유도한 뒤 FEV1이 20% 이상 떨어지는 농도(PC20)를 측정하는데, 8 mg/mL 이하이면 기도 과민성 양성으로 판정합니다.
알레르겐 검사
피부 단자 검사(SPT) 또는 혈청 특이 IgE 검사로 집먼지진드기·꽃가루·반려동물 비듬·곰팡이 같은 유발 알레르겐을 확인합니다. 양성 결과는 알레르겐 회피 전략과 면역 치료 결정에 활용돼요. 한국인의 경우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감작이 가장 흔하며, 봄·가을 환절기 증상 악화의 주된 원인입니다.
천식 조절 평가: ACT와 ACQ
진단 이후에는 ‘조절 상태’를 정량적으로 추적해야 합니다. 천식 조절 검사(ACT, Asthma Control Test)는 5문항·5점 척도로 25점 만점이며, 20점 이상이면 ‘잘 조절됨’, 19점 이하면 단계 상향을 검토합니다. 진료 때마다 ACT 점수를 함께 기록하면 흡입기 순응도와 환경 변수의 영향까지 객관적으로 추적할 수 있어요.
GINA 2025 단계별 치료 전략
GINA 가이드라인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단독 SABA 사용 종료’입니다. 과거에는 발작 시 살부타몰 같은 SABA만 사용하는 환자가 많았는데, SABA만 자주 사용하면 기도 염증이 통제되지 않은 채 사망 위험이 올라간다는 연구가 누적되면서 모든 천식 환자가 ICS를 동반 사용하도록 권고가 바뀌었습니다.
Track 1 (선호 경로): ICS-포모테롤 기반
- Step 1~2: 증상이 있을 때만 저용량 ICS-포모테롤(필요 시)
- Step 3: 저용량 ICS-포모테롤 매일 + 필요 시 ICS-포모테롤(MART)
- Step 4: 중간 용량 ICS-포모테롤 MART
- Step 5: 고용량 ICS-포모테롤 + 표현형별 추가 치료(LAMA, 바이오로직스 등)
Track 2 (대체 경로): ICS + SABA
ICS-포모테롤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사용하며, 매일 ICS를 사용하고 필요 시 SABA를 따로 흡입합니다. 순응도가 떨어지면 발작 위험이 올라가기 때문에 Track 1이 우선 권장됩니다.
흡입제 사용 시 주의 사항
흡입기 사용 오류로 약물의 50% 이상이 입안에 머무는 환자가 적지 않습니다. MDI(정량 흡입기)는 스페이서 사용 권장, DPI(건조 분말 흡입기)는 강하고 깊은 흡입이 핵심이에요. 흡입 후 입을 헹궈 구강 칸디다증을 예방하는 것도 필수 습관입니다.
중증 천식과 바이오로직스 시대
전체 천식 환자의 약 5~10%는 고용량 ICS-LABA에도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입니다. 이 환자군에 바이오로직스가 도입되면서 천식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주요 바이오로직스 비교
| 약물 | 표적 | 적응증 |
|---|---|---|
| 오말리주맙(Xolair) | IgE | 알레르기성 천식 |
| 메폴리주맙(Nucala) | IL-5 | 호산구성 천식 |
| 벤랄리주맙(Fasenra) | IL-5 수용체 | 호산구성 천식 |
| 듀필루맙(Dupixent) | IL-4Rα | Type 2 천식·아토피 동반 |
| 테제펠루맙(Tezspire) | TSLP | 표현형 무관 중증 천식 |
특히 테제펠루맙은 호산구 수치와 무관하게 효과를 보이는 첫 ‘상류 사이토카인’ 표적 약물로, 호산구가 낮은 중증 천식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듀필루맙은 아토피 피부염·비용종·호산구성 식도염을 동반한 환자에서 ‘하나의 약으로 여러 질환을 동시에 잡는’ 옵션으로 자리 잡았어요.
한국에서는 중증 천식 바이오로직스 급여 기준이 비교적 엄격합니다. 고용량 ICS-LABA를 6~12개월 이상 사용했음에도 연 2회 이상 전신 스테로이드를 요한 발작이 있거나, FEV1이 80% 미만인 경우 등이 요구돼요. 의사·환자가 함께 사전 평가 자료를 충분히 갖춰야 급여 승인이 원활합니다.
바이오로직스 선택 알고리즘
표현형이 명확하지 않을 때 임상에서 활용하는 단순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혈중 호산구가 300/μL 이상이면서 IgE도 높고 알레르기 감작이 확인되면 듀필루맙 또는 오말리주맙을 우선 고려합니다. 호산구만 단독으로 높은 경우 메폴리주맙·벤랄리주맙이, 호산구가 낮고 표현형이 불분명한 중증 천식은 테제펠루맙이 선택지가 돼요. 모든 약물은 4~6개월 이내 평가해 효과가 충분치 않으면 다른 표적 약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사전 계획을 세워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천식 발작과 일상 관리 가이드
천식 발작(Exacerbation)은 단순한 증상 악화가 아니라 입원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 상황입니다.
발작 시 응급 대응
- 1단계: 즉시 ICS-포모테롤 또는 SABA 흡입, 4시간 내 반복 가능
- 2단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경구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솔론 40
50mg/일, 57일) 복용 - 3단계: 산소포화도 92% 미만, 말하기 어려운 호흡곤란, 의식 변화가 있으면 즉시 응급실
응급실에서는 산소·SABA 네뷸라이저·전신 스테로이드·마그네슘 황산염을 사용하며, 호흡 부전이 임박하면 비침습적 환기 또는 기관 삽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일상 관리 체크리스트
- 흡입기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사용 (양치질과 묶기)
- 천식 행동 계획서(Action Plan)를 인쇄해 보관
- 최대 호기 유속(PEF)을 주기적으로 측정해 80% 이하면 단계 상향
- 집먼지진드기·곰팡이·반려동물 알레르겐 노출 최소화
- 독감·폐렴구균 백신 매년 접종
- 흡연·간접흡연 완전 회피, BMI 25 이하 유지
천식 환자의 60% 이상이 비염·부비동염·위식도 역류·수면 무호흡 같은 동반 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 질환이 조절되지 않으면 천식 발작이 잦아지므로, 천식 단독 치료가 아니라 ‘기도 전체와 전신 염증’ 관점의 통합 관리가 필요해요.
FAQ
천식 흡입기는 평생 사용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성인 천식은 만성 질환으로 평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다만 잘 조절된 상태가 3개월 이상 유지되면 의사 판단 하에 흡입기 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볼 수 있어요. 자가 판단으로 중단하면 발작 위험이 크게 올라가므로 반드시 진료를 거쳐 조정해야 합니다.
흡입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이 없나요?
흡입 스테로이드는 표적 장기인 폐에만 작용하고 전신 흡수가 적어, 경구 스테로이드와는 부작용 프로파일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부작용은 구강 칸디다증과 쉰 목소리이며, 흡입 후 입 헹굼으로 대부분 예방됩니다. 고용량을 장기간 사용할 때만 골밀도·녹내장·부신 억제 같은 전신 부작용을 정기 점검합니다.
운동을 하면 천식이 심해지나요?
운동 자체는 천식에 매우 유익합니다. 다만 운동유발성 천식이 있는 경우 운동 15분 전 SABA 또는 ICS-포모테롤을 미리 흡입하면 90% 이상 발작이 예방됩니다. 수영처럼 따뜻하고 습한 환경의 유산소 운동이 추천돼요.
임신 중에 천식 약을 써도 되나요?
조절되지 않는 천식이 약물 부작용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산모가 저산소 상태에 빠지면 태아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ICS·SABA·ICS-포모테롤은 임신 중에도 안전성이 확립되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바이오로직스는 얼마나 효과가 좋나요?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에서 메폴리주맙·벤랄리주맙은 연간 발작 횟수를 약 50% 줄이고 경구 스테로이드 의존도를 절반 이하로 낮추는 효과가 보고됐습니다. 다만 모든 천식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니며, 표현형 검사 결과에 따라 적합한 환자가 따로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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